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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천장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처음 받았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아래층에서 연락이 왔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처음에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요즘 비가 많이 와서 창틀 어디가 문제겠거니, 혹은 화장실 환풍기 쪽 결로 문제겠거니 했다. 그런데 아래층 아주머니가 보내주신 사진을 보니 상황이 좀 달랐다. 천장 석고보드가 이미 눅눅하게 젖어 있었고, 곰팡이까지 피어 있었다. 이게 내 집에서 시작된 문제라니, 머릿속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보통 이런 상황이 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처음에는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다. 그쪽에서는 본인들이 관리하는 공용 배관 쪽은 아니라며, 전유 부분 문제이니 윗집에서 알아서 업체를 부르라고 했다. 그게 끝이었다. 아주 차가운 말투였는데, 사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이기도 했다.

업체 찾기와 누수 탐지기라는 것들

누수 전문 업체를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졌다. ‘아파트 누수 탐지 비용’이라고 치면 수많은 광고가 쏟아진다. 대부분이 자기들이 최고라고 말한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출장비만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공사까지 묶어서 견적을 내는 곳도 있었다. 결국 지인에게 물어물어 동네에서 좀 오래됐다는 곳에 연락했다. 기사님이 가져오신 장비 중에 ‘청음식 누수 탐지기’라는 게 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신기했다. 헤드폰을 끼고 바닥에 대고 소리를 듣는 건데, 정말 미세한 물 흐르는 소리를 찾아내는 거였다. 그런데 이 기사님도 처음에는 욕실 타일 어디가 문제인지 확신을 못 하셨다. 한 30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여기저기 대보시더니 결국 바닥 타일 쪽 어딘가라고 하셨다. 이때 들었던 비용만 대략 30만 원 정도였다. 단순히 원인만 밝히는 데 들어가는 돈이라 생각하면 꽤 아까운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욕실 공사가 생각보다 커진 이유

단순히 타일 몇 장 깨서 해결할 줄 알았는데, 막상 뜯어보니 상황이 더 복잡했다. 방수층이 완전히 깨져 있었고, 그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시멘트가 다 삭아 있었다. 결국 욕실 바닥 전체를 다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 된 거다. 처음엔 며칠이면 끝날 줄 알았던 게 일주일 가까이 걸렸다. 집에서 화장실 하나 못 쓰는 게 이렇게나 불편한 일인지 몰랐다. 짐을 다 밖으로 빼야 하고, 먼지는 온 집안을 뒤덮었다. 컴팩트 카메라 하나 들고 가서 공사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뒀는데, 나중에 혹시라도 보험 청구할 때 증거가 될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정작 사진을 찍어놓고 나니 보험사 서류 준비하는 게 또 다른 일이었다. 손해방지 비용이니 뭐니 하면서 요구하는 서류가 왜 이렇게 많은지. 그냥 돈 주고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보일러 분배기와 알 수 없는 원인들

사실 누수 원인을 찾을 때 보일러 분배기 쪽도 의심했었다. 예전에 친구 집에서는 보일러 분배기 교체 비용 때문에 엄청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행히 그쪽 문제는 아니었지만, 공사 내내 ‘혹시 이게 끝나도 물이 새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이 계속 있었다. 누수라는 게 참 골치 아픈 게, 한 곳을 잡는다고 100%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 어딘가 또 미세하게 새고 있으면 그땐 정말 답이 없다. 공사를 끝내고 나서도 며칠 동안은 아래층에 전화하기가 무서웠다. 물 안 새냐고 묻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다행히 지금은 잠잠하지만, 여전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화장실 천장을 한번씩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게 참 찝찝한 기억으로 남았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누수 문제는 단순히 돈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정신적으로도 꽤 소모가 크다. 특히 아래층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더 힘들어진다. 우리는 다행히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 큰 다툼은 없었지만, 누수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단순히 수리비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감정이 상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나중에는 이런 일을 대비해서라도 일상생활 배상 책임 보험을 확실히 알아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준비하려고 하면 왜 이렇게 귀찮은지. 일단은 당장 급한 불은 껐으니 됐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누수라는 게 한번 터지면 정말 일상 자체가 흔들리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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