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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 실리콘만 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윗집인지 외벽인지 애매한 누수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작은방 천장에 곰팡이가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환기가 덜 되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유독 그 주변 벽지가 눅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니 윗집 배관 문제일 수도 있고, 외벽 균열로 인한 누수일 수도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이게 사람을 정말 미치게 만드는 게,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니 누구한테 수리를 요구해야 할지도 애매하고, 무작정 업체를 부르자니 비용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니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윗집은 일단 자기네 집은 전혀 젖은 곳이 없으니 배관 문제는 아닐 거라며 손을 내저었다. 결국 옥상 방수나 외벽 쪽 문제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오래된 빌라라 장기수선계획 같은 건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 막막함만 커져갔다.

실리콘 보수 업체를 찾아 전전하다

동네 커뮤니티에서 외벽 실리콘 보수 업체 몇 곳을 알아봤다. 사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실리콘 몇 줄 쏘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견적을 받아보니 부르는 게 값이었다. 어떤 곳은 외벽 전체를 타야 한다며 100만 원 이상의 고액을 제시했고, 어떤 곳은 사다리차 비용 별도에 30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실리콘 쏘는 게 전부가 아니라 로프 작업이 들어가느냐, 사다리차를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내가 연락한 곳 중 가장 저렴한 곳은 25만 원이었는데, 와서 보더니 ‘이거 다 뜯어내고 다시 해야 합니다’라며 말을 바꾸는 게 영 미심쩍어서 일단 돌려보냈다. 비용 때문에 망설이다가 시간을 보낸 게 벌써 두 달째다.

차열 도료니 뭐니 복잡한 이야기는 일단 접어두고

요즘 건물마다 차열 도료를 칠한다거나, 우레탄 방수재를 새로 씌운다거나 하는 광고가 많이 보인다. 지붕이 달아오르면 전기 요금도 많이 나온다는데, 우리 집처럼 외벽에서 물이 새는 상황에서는 그런 거창한 공사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사실 우레탄 방수만 제대로 해도 옥상 누수는 잡힌다는데, 우리 빌라는 옥상 상태가 워낙 엉망이라 방수층 전체를 새로 깔아야 할 판이다. 견적을 내보니 5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갈 것 같아서 입주민 회의 때 안건으로 올리기도 겁이 났다. 다들 자기 돈 나가는 건 귀신같이 알아서, 누수 피해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세대들만 전전긍긍하는 형국이다. 누수라는 게 딱 피해를 보는 사람만 계속 불편을 겪게 되니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다리차를 부를까 로프공을 기다릴까

결국 외벽 균열이 문제라면 로프를 타고 내려와서 전문적으로 실리콘 보수를 하는 게 제일 확실해 보이긴 한다. 그런데 그 작업자 한 분 섭외하는 것도 일이다. 보통은 2인 1조로 움직여야 안전하다며 비용을 높게 부르는데, 굳이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작업에 큰돈을 써야 하는 건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유튜브에서 실리콘 쏘는 영상을 수십 번 돌려봤다. 나도 저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4층 높이에서 로프에 매달려 실리콘을 쏘는 건 목숨을 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금방 마음을 접는다. 안전장비도 없는 내가 흉내 내다가 사고라도 나면 그게 더 큰 비용을 치르는 일일 테니까.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과 다음 비 소식

장마철이 다가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으니 마음이 더 급해진다. 지금 상태로는 또다시 곰팡이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것 같다. 일단 내 돈을 써서라도 작은 크랙 몇 군데를 보수해보려고 생각 중인데, 이게 정말 외벽 균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쪽에서 새어 들어오는 건지 확신이 없다. 전문가들은 일단 공사를 시작하면 이것저것 추가해야 할 게 보인다고들 한다. 비용을 들이고도 효과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선뜻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퇴근길에 우리 집 외벽을 올려다보며 금 간 곳이 어디인지 한참을 살폈다. 뚜렷한 정답도 없이 무작정 업체를 불러야 할 것 같은 이 상황이 참 피곤하다. 내일은 다시 한번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다른 집들도 비슷한 누수가 있는지, 혹시 공용부분 보수를 지원받을 길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겠다. 이 문제가 정말 시원하게 해결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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