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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천장 젖었다는 연락을 받고 제일 먼저 든 생각

관리사무소에서 갑자기 호출이 왔다

아랫집에서 화장실 천장이 젖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우리 집 화장실은 리모델링한 지 3년도 안 됐고, 딱히 물을 많이 쓰는 편도 아니니까. 그런데 관리실 직원이 올라와서 확인해보니, 정말로 물기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라 어쩔 수 없는 건가 싶다가도, 150만 원 정도 들여서 방수 공사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때 작업했던 분한테 연락을 해봐야 하나 싶었지만, 벌써 몇 년이 지나서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묘하게 짜증이 섞인 채로 일단 누수 탐지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미세 누수라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누수 업체 사람을 불렀다. 오자마자 한다는 말이, 이게 배관 문제인지 방수층 문제인지 확실히 알기 어렵다는 거다. 지역난방 아파트라서 배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온수 배관 쪽에서 미세하게 누수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압력을 걸어보니 미세하게 수치가 떨어지긴 하는데, 눈에 띄게 어디가 터진 건 또 아니란다. 그냥 눈으로 쓱 보고 마는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장비를 가져와서 확인하는데만 해도 시간이 꽤 걸렸다. 대략적인 공사 비용 견적을 듣고 나니 한숨부터 나왔다. 그냥 잠깐 마른 줄 알았던 화장실 바닥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PE관 문제였을까 끝내 확신이 안 든다

사실 우리 집 화장실 배관이 PE관이라고 들었는데, 이게 세월이 지나면 이음새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바닥을 다 깨야 한다. 당장 오늘부터 화장실을 못 쓰게 될 수도 있다는 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헬스장 샤워실처럼 공용 시설도 아니고, 집 화장실을 못 쓰면 어디를 가야 하나. 친구한테 물어보니 누액 감지기 같은 걸 설치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는데, 이미 누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뒷북치는 소리처럼 들렸다. 결국 공사는 시작도 안 했는데, 이미 마음은 반쯤 지쳐버린 상태다.

정밀 진단이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지나가다 보면 관공서나 노후 건물도 누수 때문에 난리라던데, 내 집 하나 관리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큰 건물들은 어떻게 버티나 싶다. 돈을 들여서 정밀 진단을 받고 공사를 한다고 해서 100% 완벽하게 잡힌다는 보장도 없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오늘도 아랫집 주인분을 마주쳤는데, 천장에 곰팡이 핀 거 보여주면서 한숨을 쉬시길래 미안한 마음보다는 그냥 빨리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원래는 다음 주에 공사를 하기로 했는데,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 괜히 겁이 난다. 타일을 다 뜯어내고 나서도 범인을 못 찾으면 어쩌지 하는 그런 불안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내일 업체가 오면 본격적으로 바닥을 파헤칠 텐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단순히 방수 문제로 끝나면 다행인데, 배관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비용도 문제지만 공사 기간 동안 집안 꼴이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하기 싫다. 수리를 마치고 나면 정말 아랫집 천장이 뽀송하게 마를 수 있을까. 그냥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집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물소리에도 예민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게 정말 누수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지조차 이제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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