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아랫집 아주머니께 연락이 왔다. 우리 집 욕실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샤워하다가 물을 좀 흘렸나, 아니면 환풍기를 통해 습기가 넘어갔나 싶어서 대충 둘러댔다. 그런데 이틀 뒤에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천장 도배지가 젖어서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더니 대뜸 누수 탐지 업체를 부르라고 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무작정 검색해서 부른 업체들과의 첫 만남
인천 지역 누수 전문 업체를 네이버에서 검색했다. 블로그가 수백 개가 쏟아져 나오는데 어디가 진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눈에 띄는 곳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렸다. 출장비만 해도 기본 10만 원에서 20만 원을 부르는 곳이 많았다. 공사비용은 현장을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애매하게 말하는데 그게 참 불안했다. 결국 적당히 친절해 보이는 곳을 골라 약속을 잡았다. 아저씨 두 분이 오셨는데 무슨 가방 같은 걸 잔뜩 들고 오셨다. 공압 검사인가 뭔가를 한다고 수도관에 기계를 연결했는데, 바늘이 뚝 떨어지는 걸 보고 나서야 우리 집 배관 문제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부터 앞섰다.
청음식 탐지기로 바닥을 뒤지는 시간
아저씨들은 헤드셋 같은 걸 쓰고 욕실 바닥을 요리조리 살피기 시작했다. 소리를 들어서 물이 새는 지점을 찾는다고 했다. 가스식 탐지기라는 것도 썼는데, 특정 가스를 배관에 집어넣어서 새어 나오는 지점을 찾는 방식이란다. 좁은 화장실에서 한 시간 넘게 쭈그리고 앉아 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결국 샤워기 수전 바로 아래쪽 타일을 깨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타일을 깨기 전에는 아무도 정확한 공사비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말에 그저 예, 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누수 탐지 비용만 50만 원에 공사비는 별도라니, 한 달 생활비가 한 번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타일 깨고 배관을 찾기까지의 소음과 먼지
결국 망치 소리가 시작됐다. 타일이 깨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혹시나 벽을 잘못 건드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저씨들이 배관을 드러내니 정말 미세하게 갈라진 틈이 보였다. 이게 뭐라고 우리 집 화장실을 다 뒤집어놔야 하는지 허탈했다. 다행히 부분 보수로 끝났지만, 깨진 타일과 똑같은 걸 구할 수가 없어서 결국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타일로 땜질하듯 마감했다. 나중에 아랫집 도배랑 천장 보수비까지 합치니 전체 비용이 거의 150만 원 가까이 깨졌다. 일상배상책임보험을 알아보긴 했는데, 서류 준비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어서 그냥 자비로 처리했다. 다시 생각해도 골치 아픈 시간이었다.
다 끝난 게 아니라는 찜찜함
공사를 다 끝내고 아랫집 천장을 확인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물기가 완전히 마르지 않는 것 같았다. 다시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당분간은 습기가 머물러 있어서 그렇다며 며칠 더 지켜보라고 했다. 요즘도 아랫집에서 인터폰만 울리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화장실 갈 때마다 수전 주변을 꼼꼼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누수라는 게 한번 겪고 나니 건물이 노후화되면서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기가 어렵다. 수압 조절을 한다고 밸브를 살짝 잠가두긴 했는데, 이게 정말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마음의 위안일 뿐인지는 잘 모르겠다. 누수 공사라는 게 돈도 돈이지만, 과정 자체가 워낙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냥 별일 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