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베란다 창문을 제대로 닦은 기억이 없다. 처음엔 그냥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먼지가 쌓이고 쌓이니 창밖 풍경이 뿌옇게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 이번 주말엔 꼭 해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청소 도구를 챙겼다.
일단 시작은 해봤지
처음엔 그냥 퐁퐁이랑 물 묻힌 수세미로 닦으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베란다 창문이 생각보다 너무 넓고 높더라. 특히 창틀 사이사이 먼지는 일반 수세미로는 닦이지도 않고, 물티슈로 닦으려니 틈새가 너무 좁아서 엄두가 안 났다. 샤오미 유리창청소기 같은 걸 사볼까 고민도 했는데, 너무 비싸기도 하고 이걸 샀다고 해서 마법처럼 깨끗해질까 싶기도 하고. 결국 그냥 예전부터 쓰던 극세사 걸레랑 분무기, 그리고 락스를 조금 섞은 물을 준비했다.
직접 하려니 영 시원찮네
문제는 유리창이 바깥쪽으로도 열린다는 거다. 안쪽은 어떻게든 닦겠는데, 바깥쪽은 진짜 난감했다. 특히 15층인데… ‘내가 왜 이걸 직접 하겠다고 했지?’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안전을 위해 무릎을 꿇고 겨우 팔을 뻗어 닦는데, 팔이 안 닿는 부분도 있고 닦아도 자꾸 얼룩이 지는 것 같고. 특히 창틀 틈새는 손가락으로 쑤셔봐도 먼지가 뭉텅이로 나올 뿐, 깨끗해진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옆집에선 누가 업체를 부른 건지, 창문 닦는 기계 같은 걸 쓰는 소리가 들리는데 괜히 더 초라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결국 반나절을 낑낑대다가 결국 포기했다. 창문 반쪽도 제대로 못 닦았는데, 이걸 언제 다 하나 싶더라. 시간도 시간이고, 괜히 떨어질까 봐 무섭기도 하고. 어디선가 본 글에는 뭐 자석 유리창닦이 같은 걸 쓰면 편하다고는 하던데, 그것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고. 차라리 처음부터 전문 업체에 맡겼으면 시간도 아끼고 스트레스도 안 받았을 텐데 싶었다. 인터넷 찾아보니 아파트 유리창청소 업체들이 꽤 많던데, 부산 같은 경우는 특히 많다고 하더라. 가격도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같던데… 다음에 창문 닦을 일이 있으면 무조건 업체를 부르기로 했다. 다시는 도전하지 않을 거다. 이 경험은 정말이지… ‘내 시간과 안전을 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기도 하다.

자석 유리창닦이 진짜 유용하더라구요, 저도 비슷한 거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바깥쪽 창문은 정말 15층에 살면 끔찍하겠네요. 저도 높은 곳 올라가는 게 좀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