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사 온 빌라 옥상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처음에는 뭐, 옥상 방수라고 해봤자 어디 뭐 자재 사다가 쓱쓱 바르면 끝나는 거 아닌가 싶었죠. 근데 현실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옥상에 올라가 보면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는 흔적이 보이고, 비 오는 날이면 천장에 물이 똑똑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묘하게 습한 느낌이 드는 집들이 몇몇 있었어요. 저희 집은 다행히 직접적인 누수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찜찜했죠.
그래서 ‘에이, 이 정도면 내가 한번 해보지 뭐.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오잖아.’ 하고 덤벼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제일 쉬워 보이는 셀프 방수 스프레이 같은 걸 사다가 뿌려볼까 했어요. 캔으로 된 거, 뿌리는 거. 근데 이거 생각보다 넓은 면적을 커버하려면 캔이 엄청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게다가 옥상이 완전 평평한 게 아니라 약간의 경사도 있고,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지 이음새나 균열 같은 게 눈에 띄게 많았어요. 스프레이로는 이런 틈새를 제대로 메우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음으로 알아본 건 롤 형태의 방수 시트 같은 거였어요. 이건 좀 더 튼튼해 보였죠. 근데 이걸 혼자서 펴고, 접착제 바르고, 롤링해서 기포 안 생기게 누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옥상 바닥에 흙먼지나 이물질이라도 있으면 접착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일단 옥상 청소부터 시작했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았어요. 빗자루질을 아무리 해도 어디서 자꾸 먼지가 나오는 건지, 며칠을 옥상에서 씨름했는지 몰라요. 게다가 날씨가 도와줘야 하잖아요. 비 오면 못 하고, 너무 덥거나 바람 많이 불어도 제대로 안 된다고 하니 타이밍 잡는 것도 어렵고요.
몇 번 시도해 보다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어요. 인터넷에서 ‘복합방수’, ‘우레탄 방수’ 이런 단어들을 보면서 좀 더 전문적인 방법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근데 이 복합방수라는 것도 종류가 여러 가지고, 각 공법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하는데 이걸 일반인이 뭘 기준으로 고르라는 건지. 그냥 ‘공장 바닥 페인트’처럼 쓱 바르면 다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분명 옥상 바닥 상태를 보고 거기에 맞는 걸 해야 하는데, 저희 빌라는 지어진 지 20년도 넘었고, 이전에도 누가 뭐 대충 해놨던 흔적들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어떤 걸 써야 제일 오래 가고 튼튼할지 알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그때 절실히 들었습니다. 뭔가 잘못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물이 더 새거나, 방수층이 금방 들떠버릴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생겼죠.
결국은 포기하고 전문가를 부르기로 했어요. 업체 몇 군데에 전화해서 견적을 받아봤는데, 빌라 옥상 방수 공사 비용이 생각보다 꽤 나오더라고요. 물론 집집마다 옥상 면적이나 상태가 다르니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처음 생각했던 ‘몇 십만원으로 뚝딱’과는 차원이 다른 금액이었어요. 어떤 업체는 비노출 우레탄 방수를 추천하고, 어떤 업체는 다른 재료를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설명을 들어도 이게 내 빌라 옥상에 딱 맞는 최선의 방법인지 확신이 서지 않더라고요. 그냥 ‘가장 무난한 걸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고.
아직도 옥상에 올라가 보면 어딘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긴 해요. 당장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건 아니니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요. 셀프로 하려다가 오히려 시간만 버리고, 더 복잡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 좀 허탈하기도 합니다. 역시 이런 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나 싶다가도, 견적 받은 금액을 생각하면 또 망설여지고… 아직도 좀 복잡한 마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