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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 밑에 물이 고이면서 시작된 옥상 관리의 골칫거리

정부 지원으로 올린 태양광 패널이 애물단지가 되기 시작한 시점

3년 전쯤이었나,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태양광지원사업 신청 공고를 보고 덜컥 신청을 했었다. 전기요금이 매달 몇 만 원씩 안 나오게 된다는 이웃집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집도 옥상 남는 공간에 패널을 올리면 이득이겠다 싶었다. 실제로 처음 1년 동안은 고지서를 볼 때마다 꽤 뿌듯했다. 에어컨을 마음대로 켜도 확실히 예전보다 비용 부담이 덜했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붕 위에 얹어진 그 시커먼 유리판들이 점점 다른 골칫거리를 만들어낼 줄은 미처 몰랐다. 봄철 황사랑 송홧가루가 내려앉더니 가을에는 어디선가 날아온 새들이 옥상 태양광 패널 위에 앉아 쉬다 가는지 배설물이 허얗게 굳어버리기 시작했다.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는데, 그때부터 마당에서 옥상을 쳐다보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물만 뿌리면 닦일 줄 알았던 먼지와 들러붙은 배설물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집 마당에 굴러다니던 세차용 긴 호스를 끌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물을 세게 틀어놓고 뿌리면 대충 씻겨 내려갈 줄 알았던 거다. 하지만 우리 집이 위치한 경기 광주 오포읍의 전원주택단지 특성상 주변에 야산이 많아서 그런지, 먼지가 그냥 흙먼지가 아니라 끈적한 송홧가루와 엉겨 붙어 일종의 기름진 막처럼 변해 있었다. 가정용 고압세척기를 빌려다가 쏴보기도 했는데, 압력이 너무 강하면 패널 유리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글을 어디서 보고는 겁이 나서 제대로 조준하지도 못했다. 밀대 걸레에 세제를 묻혀서 닦아보려고 비벼봤지만, 각도가 비스듬하게 세워진 구조물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닦는 일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어설펐다. 결국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미는 것보다 전문 브러시 장비를 쓰는 게 맞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전문 장비를 쓰는 업체를 부르고 지켜본 3시간의 작업

결국 지역 카페랑 블로그를 한참 뒤져서 전문적으로 태양광패널청소를 한다는 업체를 수소문했다. 몇 군데 연락을 돌려보니 가격이 제각각이었는데,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작업한다는 ‘탑케어솔루션’이라는 곳에 예약을 잡았다. 비용은 기본 작업 비용으로 35만 원을 달라고 했다. 요새 워낙 예약이 밀려 있다고 해서 일주일이 넘는 대기 시간 끝에 작업자 두 분이 방문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좁아서 장비를 올리는 데만 한참 걸렸고, 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마당 수전이랑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작업자분들이 긴 회전 브러시가 달린 전용 기계로 거품을 내며 밀기 시작하니까 땟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 구정물이 지붕 처마를 타고 넘어 옆집 주차장 바닥과 담벽으로 튀는 바람에 급하게 아래로 내려가 옆집 주인에게 사과하고 물을 뿌려 닦아내느라 정작 청소하는 모습은 제대로 구경도 못 했다. 약 3시간 반 정도 걸려 청소는 끝났지만 묘하게 진이 빠지는 하루였다.

패널 아래쪽 옥상 바닥에서 발견한 우레탄 방수층의 균열

청소가 끝나고 작업자분들이 짐을 챙겨 내려간 뒤에 물기가 덜 마른 옥상 바닥을 살펴보러 다시 올라갔다. 깨끗해진 패널을 보며 속은 시원했는데, 그 패널을 받치고 있는 쇠기둥 아래쪽을 보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옥상우레탄방수 작업을 한 지 4년 정도 지났는데, 태양광 구조물을 고정하기 위해 앙카 볼트를 박아둔 주변의 초록색 방수 페인트가 쩍쩍 갈라져서 들뜨고 있었다. 그 틈새로 아까 흘러내린 청소 물이 고여서 머금어져 있는 게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여름 장마 때 2층 작은방 천장 구석에 미세하게 얼룩이 져서 외벽누수인가 싶어 걱정했었는데, 아무래도 이 태양광 지지대 틈새로 빗물이 스며들어 누수가 발생한 모양이었다. 무거운 철제 구조물이 옥상 바닥을 계속 누르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방수층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터진 것 같았다.

구조물 무게 때문에 방수 공사를 다시 해야 할지 고민만 깊어지는 상태

상태를 확인하고 나니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당장 비가 오면 또 물이 샐 텐데, 방수 전문 업체를 불러서 견적을 받아보니 태양광 구조물이 가로막고 있어서 작업이 아주 까다롭다고 했다. 그냥 일반 옥상 같으면 전체를 긁어내고 우레탄을 새로 칠하면 그만인데, 패널 밑부분은 손이 닿지 않아 제대로 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대로 방수를 하려면 태양광 패널과 지지대를 일시적으로 해체했다가 공사 후에 다시 조립해야 하는데, 해체 및 재설치 비용만 150만 원이 추가로 든다고 했다. 원래 방수 공사 예산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두 배 가까운 지출이 생기게 생긴 셈이다. 일단 급한 대로 철물점에서 실리콘을 사다가 갈라진 틈새를 메워볼까 싶다가도, 어설프게 건드렸다가 누수 지점만 더 키우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햇빛을 받아 전기를 만들어주는 기특한 설비인 줄만 알았던 태양광이, 지붕 위에서 집 전체를 서서히 갉아먹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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