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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틈새에 테이프 하나 붙였다가 며칠을 고생했다

옥상 구석에서 시작된 의문의 누수

며칠 전 비가 쏟아지는데 옥상 문틈으로 물이 슥 스며들어오는 게 보였다. 관리실에 연락하려니 괜히 유난 떠는 것 같고, 바닥에 고인 물을 닦아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번 이럴 수는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부랴부랴 ‘방수테이프’를 검색했다. 이것저것 나오는데, 옥상용 강력 테이프라는 게 눈에 띄었다. 가격은 한 롤에 1만 5천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알루미늄 성분이라 햇빛에도 강하고 부착력도 어마어마하다는 광고 문구를 보고 덜컥 주문했다. 괜히 사람 부르면 출장비만 몇십만 원 나올 것 같아서, 이 정도면 내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지 하는 묘한 자신감이 생겼던 게 화근이었다.

너무 강력해서 손에서 떨어지질 않네

제품이 도착해서 보니까 생각보다 두께감이 있었다. 은색의 알루미늄 면이 매끄럽게 반짝거렸다. 옥상 바닥 물기를 대충 수건으로 닦고 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이 테이프가 접착력이 너무 강해서, 한 번 바닥에 닿으면 수정이 거의 불가능했다. 끈적임이 손가락에 묻으니까 장갑을 끼고 있어도 금세 달라붙어 버렸다. 틈새에 딱 맞춰 붙이려다가 테이프끼리 엉겨 붙어버리는 바람에 3분의 1은 그냥 버렸다. 전문가용은 잔여물이 안 남는다더니, 내 손에 묻은 접착제는 왜 이렇게 안 지워지는지 모르겠다. 기름으로 한참 문지르고 나서야 겨우 끈적함이 가셨다.

겉보기엔 그럴듯한데 불안한 마음

어쨌든 덕지덕지 붙이긴 했다. 멀리서 보면 은색 띠가 길게 늘어진 게 마치 옥상에 무슨 공사를 크게 벌인 것처럼 보였다. 처음에는 ‘오, 이 정도면 완벽하게 막혔겠지’ 싶어서 뿌듯했다. 그런데 다음 날 햇볕이 쨍쨍 내리쬐니까 테이프 가장자리가 미세하게 들뜨기 시작했다. 분명히 꽉 눌러 붙였는데도 말이다. 접착제 성분이 열을 받아서 살짝 말랑해진 건지, 아니면 바닥 면의 미세한 먼지를 다 닦아내지 못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손으로 꾹꾹 다시 눌러주긴 했지만, 이게 정말 물을 막아주고 있는 건지 아니면 오히려 물길을 가두고 있는 건지 괜히 걱정이 됐다.

시간이 지나니 누렇게 변하는 테이프

일주일쯤 지나고 보니 옥상 테이프가 빗물과 햇빛에 시달려 점점 꼬질꼬질해졌다. 처음에 번쩍거리던 은색은 어디 가고, 군데군데 먼지가 달라붙어 누렇게 변색된 테이프만 흉물스럽게 남았다. 차라리 옥상 전체를 덮는 방수 페인트라도 칠할 걸 그랬나 싶었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따지면 테이프 몇 롤 가격이나 사람 불러서 부분 보수하는 비용이나 결과적으로 크게 차이가 안 났을지도 모른다. 테이프를 떼어내면 끈적한 자국이 남을 게 뻔해서, 지금은 떼지도 못하고 그냥 방치 중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비가 오면 다시 옥상으로 올라가서 테이프 가장자리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누수는 멈춘 것 같은데, 이 테이프가 내년에 여름 장마를 견뎌줄지 확신이 안 선다. 주변에서는 다들 전문가한테 맡기라고 하는데, 이미 내 손으로 일을 벌여놔서 누굴 부르기도 민망하다. 테이프 하나로 살림 난이도를 낮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게 너무 안일했나 싶다.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냥 처음부터 사람을 부를지, 아니면 더 강력한 실리콘을 사서 덧바를지, 오늘도 나는 옥상 계단을 오르내리며 고민만 하고 있다. 깔끔하게 해결된 건지 아니면 시간을 끄는 것뿐인지, 아직도 답을 내리지 못한 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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