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바닥에 뭘 발라야 할지 고민하다 시작한 일
작년 여름 장마가 길게 이어지면서 우리 집 옥상 구석에 물이 스며드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게 한 번 보이기 시작하니까 비만 오면 그쪽만 쳐다보게 되더라.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니 전체적인 아파트 도색이나 큰 공사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해서, 결국 인터넷에서 찾아본 침투성 방수제라는 걸 사기로 했다. 시멘트 액체 방수는 전문가들이나 하는 영역 같아서 덜컥 겁이 났고, 차라리 바닥에 스며든다는 침투성 방수제가 나 같은 초보가 하기엔 딱 좋아 보였다.
20리터 한 통에 십만 원이 넘는 비용과 무게
제품을 고르다 보니 KS F 4930 기준을 충족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고속도로 공사에도 쓴다길래 뭐든 확실하겠지 싶어 주문했는데, 막상 택배를 받아보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한 통에 대략 12만 원 정도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옥상까지 끙끙대며 들고 올라가는데 벌써부터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거푸집 박리제 같은 기름진 느낌일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냥 묽은 액체였다. 이거 진짜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미 샀으니 어쩔 수 없었다.
롤러질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지만
옥상 바닥의 먼지를 쓸어내고 바르기 시작했는데, 롤러로 슥슥 밀고 나가는 건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한 시간 정도면 웬만한 면적은 다 바를 줄 알았다. 그런데 햇볕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바닥에 붓자마자 금방 말라버리는 느낌이었다. 너무 얇게 발리는 건 아닌지, 아니면 아예 흡수가 안 되고 겉도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예전에 실리콘 작업을 할 때도 느꼈지만, 보이는 대로 꼼꼼히 바른다고 해도 정작 물이 새는 틈새는 따로 있을 것만 같은 불안함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미심쩍은 효과
다 바르고 나서 며칠 뒤 비가 왔을 때 옥상으로 바로 올라가 봤다.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바닥이 금방 젖어버려서 좀 당황했다. 이게 제품이 불량인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얇게 발라서 그런 건지 여전히 모르겠다. 타일 줄눈에 한 번 더 바르면 낫다는 글도 봤는데, 이미 옥상 바닥 전체를 칠해버린 마당에 줄눈 작업까지 추가로 할 기운은 더 이상 없었다.
여전히 남은 찜찜함과 다음 장마에 대한 생각
공사를 마치고 한 달쯤 지나니 이제는 이게 제대로 된 건지조차 가물가물하다. 어떤 사람들은 완전 건조가 핵심이라고 하는데,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완벽히 건조했다는 확신을 갖기도 어려웠다. 만약 다음에 또 누수가 생긴다면 그냥 업체에 전화를 할지, 아니면 그때는 다른 종류의 도막 방수를 해볼지 고민이 되지만, 일단은 당분간 옥상 쪽은 쳐다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비가 올 때마다 옥상에 올라가 확인하는 것도 이제는 슬슬 지친다.

KS F 4930 기준 충족이라고 하니, 정말 꼼꼼하게 신경 쓴 제품이네요. 실리콘 작업할 때도 비슷한 고민했던 경험이 있어서 공감됩니다.
맞아요, 롤러질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지만, 1달 뒤엔 효과가 희미해진다는 게 좀 아쉬운 점이네요. 꼼꼼한 유지보수도 중요할 것 같아요.
바른 후 마르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서, 얇게 덧바르는 방법을 써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