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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부틸 테이프를 붙이며 보낸 주말

어설픈 시작과 부틸 테이프의 선택

지난달부터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베란다 천장에 이상한 얼룩이 생기기 시작했다. 곰팡이는 아닌 것 같고, 물기가 스며든 것처럼 눅눅한 느낌이었다. 윗집을 찾아갈까 하다가 우리 집 옥상 상태를 먼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십 년 넘게 관리를 안 했더니 우레탄 바닥이 여기저기 갈라지고 들떠 있었다. 업체에 문의했더니 기본 200만 원은 훌쩍 넘는 견적을 부르길래, 일단 급한 불이라도 꺼보자는 마음으로 인터넷에서 부틸 방수 테이프를 주문했다. 가격은 롤당 2만 원 중반대였는데, 처음에는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직접 올라가 보니 햇볕에 달궈진 옥상 바닥은 맨발로 딛기 힘들 정도로 뜨거웠고, 갈라진 틈 사이로 잡초까지 자라고 있어 막막함이 먼저 밀려왔다.

땡볕 아래서 보낸 3시간의 사투

토요일 아침 일찍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부직포 테이프를 붙이기 전에 바닥의 먼지를 쓸어내고 들뜬 우레탄 조각들을 헤라로 긁어내야 했다. 낡은 건물이라 그런지 긁어내도 끝이 없었다. 한 시간쯤 지나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등 뒤로 내리쬐는 햇볕이 너무 따가워 나중에는 챙 넓은 모자를 쓰고도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웠다. 테이프를 붙이는 것보다 바닥 정리하는 게 일의 80%는 되는 것 같았다. 끈적거리는 부틸 재질이 손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도 않아서, 장갑을 몇 번이나 갈아꼈는지 모르겠다. 옆 동네 아저씨가 지나가다가 옥상 보수하냐며 한마디 건네시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자신도 없고 그저 덥다는 생각만 들었다.

결과물은 그저 눈 가리고 아웅

결국 오후 늦게야 작업을 마쳤다. 멀리서 보면 옥상에 흰 띠를 두른 것처럼 깔끔해 보이기도 하는데, 가까이서 보면 엉망이다. 테이프 가장자리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은 곳도 있고, 공기가 들어가서 뽈록 솟아오른 부분도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완벽한 방수는 아니었다. 어차피 전문가가 하는 우레탄 공법처럼 도막이 덮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임시방편으로 균열을 덮은 것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라도 해두니 마음은 좀 편했다. 돈을 아끼려고 시작한 일인데, 몸 고생한 걸 생각하면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옥상 방수 비용이라는 게 단순히 자재비 문제가 아니라 노동력과 유지관리의 영역이라는 걸 몸소 체험한 셈이다.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마음

며칠 뒤에 소나기가 한차례 내렸는데, 옥상에 올라가 보니 테이프 가장자리로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다행히 천장으로 물이 새지는 않는 것 같았지만, 이게 얼마나 버텨줄지 알 수 없다. 컬러강판을 올리거나 시트 방수를 새로 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걸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선뜻 큰돈을 들이기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누수가 완전히 잡힌 건지, 아니면 그냥 비가 적게 와서 괜찮은 건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여름철 내내 비가 올 때마다 베란다 천장을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 같다. 다음번에도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진짜 업체 사람을 불러야 할까, 아니면 또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될까. 고민이 해결되기보다 숙제가 하나 더 늘어난 기분이다.

“옥상에 부틸 테이프를 붙이며 보낸 주말”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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