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화장실 변기 하나 바꿨을 뿐인데 며칠간 고민만 늘었다

시작은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화장실 변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물을 내리고 나서 한참 동안 ‘쉬익’ 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며칠 뒤에는 아예 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변기 안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처음에는 그냥 부품 문제겠거니 하고 순천 시내에 있는 철물점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봤다. 변기 교체 비용이 보통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 한다길래, 일단 직접 고쳐보려고 부품을 사러 나갔다. 그런데 막상 사 온 부품이 우리 집 변기 모델이랑 미묘하게 맞지 않았다. 분명히 치수를 재고 갔는데도 변기 제조사가 어디인지에 따라 규격이 제각각이었다. 결국 두 번을 다시 왔다 갔다 했다.

사람을 부를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지점

직접 고치겠다고 낑낑대다가 결국 연결 부위를 조금 꽉 조이지 못했는지, 이번에는 변기 아래쪽에서 미세하게 물이 새기 시작했다. 바닥 타일 사이로 물기가 비치는 걸 보는데, 이게 누수인지 아니면 그냥 아까 고치다가 흘린 물인지 구분이 안 가서 한참을 쳐다봤다. 광양이나 여수 쪽 사는 친구들이 누수 때문에 골치 아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냥 흘려들었지만 막상 내 상황이 되니까 갑자기 무서워졌다. 아랫집 천장이라도 젖으면 어쩌나 싶어서 밤에 잠도 잘 안 왔다. 업체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출장비에 부품비까지 합치면 꽤 나오길래, 그냥 조금 더 버텨볼까 하는 멍청한 생각을 잠시 했다.

결국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던 이유

결국 어제 오전 일찍 순천 인근의 설비 업체를 불렀다. 기사님이 오셔서 변기를 뜯어보시더니, 변기 자체의 문제는 아니고 배관 연결 부위의 고무 패킹이 삭아서 그런 거라고 했다. 20년 넘은 아파트라 그런지 여기저기 노후화된 곳이 많다는 말만 듣고 왔다. 작업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한 40분 정도? 내가 며칠 동안 끙끙대며 땀 흘린 게 허탈할 정도였다. 비용은 총 15만 원 정도 들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혼자 낑낑대지 말고 진작 부를 걸 그랬다. 그런데 기사님이 가시면서 변기 옆 타일이 조금 깨져있으니 나중에 페인트칠이나 보수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광주 어디 페인트 가게가 좋다던데, 그런 것까지 다 하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찝찝함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

변기 물은 이제 잘 멈춘다. 소리도 안 나고 깔끔하다. 그런데 여전히 화장실에 들어가면 예전에 났던 묘한 냄새가 미세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진짜 환풍기 문제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뉴스에서 보니까 풍덕중학교 화장실 보수하면서 창호랑 변기를 다 바꿨다던데, 그 정도로 대대적인 공사를 할 게 아니라면 이런 작은 문제들은 계속 하나씩 터지는 게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다. 수압도 전보다 조금 약해진 것 같아서 다음 주에 보일러 점검 오시는 분께 한번 물어볼까 생각 중이다. 뭐 하나 고치면 또 다른 곳이 신경 쓰이는 게 사람 마음인가 보다. 지금은 일단 변기 물이 안 새는 것에만 만족하고 있다.

“화장실 변기 하나 바꿨을 뿐인데 며칠간 고민만 늘었다”에 대한 2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