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날
어느 날 밤, 평소처럼 씻고 나오는데 화장실 천장 마감재 틈 사이로 뭔가 맺혀 있는 걸 봤다. 처음엔 단순히 샤워하면서 튄 물이겠거니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도 그대로인 거다. 닦아내고 한참을 지켜봤는데 묘하게 물기가 다시 생겨난다. 이게 소위 말하는 누수라는 건가 싶어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래층에 피해가 갈까 봐 걱정되는 마음보다, 당장 천장을 뜯어내야 하나 싶은 막막함이 먼저 앞섰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야 하나, 아니면 동네에 있는 설비 업체에 연락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참, 사람이 마음이 급해지면 일단 멈추고 상황을 관찰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벌써 3주 전의 일이다.
업체 연락하기 전 느꼈던 묘한 거리감
사람들을 보면 누수 탐지를 하느라 바닥을 파헤치고 배관을 교체하고 난리도 아니던데, 막상 내 상황은 그렇게까지 대공사를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인젝션 방수니 뭐니 하는 어려운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인젝션은 주사기처럼 구멍을 뚫어서 약품을 주입하는 방식이라던데, 왠지 내 욕실 상황에는 과한 건가 싶기도 하고. 사실 견적도 무서웠다. 옥상 방수제나 외벽 방수액 같은 걸 사다가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영역인가 싶어 자재 파는 곳도 기웃거려봤는데, 역시 전문가의 영역은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라는 결론만 얻었다. 돈을 쓰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일시적인 눈속임이라도 해야 하는지 매일 아침 화장실 천장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도비도스 비데와 방수 등급의 상관관계
웃기게도 이런 상황이 되니 별게 다 눈에 들어온다. 평소엔 관심도 없던 욕실 가전들의 방수 등급이 눈에 들어오는 거다. 예전에 홈쇼핑에서 봤던 도비도스 방수 비데 같은 제품들은 IPX 등급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물청소가 가능하다고 광고하던데, 정작 내 욕실 천장은 왜 이렇게 물에 취약한 건지. 물을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니까 당연히 방수 처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1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에서 완벽한 방수를 기대하는 게 욕심인가 싶기도 하다. 세종누수탐지 업체 몇 곳의 블로그를 들어가 봐도 다들 ‘누수는 원인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만 써놨지, 정작 그 원인이 밝혀지기까지의 그 불확실하고 짜증 나는 과정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그 막막함이 제일 큰 문제인데 말이다.
비용과 공사 기간의 현실적인 고민
욕실 부분 리모델링이나 배관 교체를 하려면 최소 3박 4일은 잡아야 한다고 한다. 그동안 화장실을 못 쓴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비용은 또 얼마나 나오려나. 인젝션 방수를 하면 조금 저렴하게 끝날 수도 있다는데,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면 결국 다시 뜯어야 한다는 주변의 말이 너무 신경 쓰인다. 순천 쪽 친구는 싱크대 밑에서 물이 새서 배관 교체하고 큰돈을 썼다고 하던데, 나는 화장실이라 그보다 더 복잡할 것 같아서 연락조차 꺼려진다. 어제는 화장실 환풍기를 뜯어보고 싶어서 드라이버를 들었다가 혹시나 더 큰 일이 벌어질까 봐 그냥 도로 닫았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이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인가 싶어 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지금도 화장실 천장에는 아주 작은 물자국이 남아 있다. 어쩔 땐 말라 있는 것 같다가도, 또 어쩔 땐 습기가 차 있는 게 느껴진다. 이게 윗집 문제인지, 아니면 그냥 환기 문제인지도 확신이 안 서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옥상 방수층이 깨져서 빗물이 타고 내려오는 건가 싶어 옥상에 올라가 봤지만, 뭐 알 수가 있나. 그냥 평범한 주말을 보내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이 계속 무겁다. 아마 다음 주 중에는 큰맘 먹고 설비 업체를 부르든지 해야 할 텐데, 또 막상 사람 부르면 괜찮아질까 봐 선뜻 번호를 누르기가 어렵다. 일단 오늘은 샤워 시간을 줄여보는 것으로 타협하기로 했다. 이게 진짜 해결책이 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인젝션 방수라는 게 정말 복잡하게 들리네요. 제가 집수리할 때도 비슷한 고민했던 방식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도비도스 비데 광고처럼 IPX 등급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요. 실제 물의 흐름과 아파트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장 틈새에서 물기 느껴보니까 마음이 더 무거워지네요. 윗집 문제인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네요.
인젝션 방수 생각하니까, 제 욕실은 좀 더 작고 단순한 문제인 것 같긴 해요. 섣불리 시도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