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때마다 창틀 밑을 닦는 일
거실 창문 밑에 마른 걸레를 두는 게 일상이 된 지 꽤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습기가 좀 차나 보다 싶었는데, 이제는 비가 온다는 예보만 있으면 미리 신문지를 깔아두는 습관이 생겼다. 동대문구 쪽에서 공영주차장 옥상 방수공사 기사가 났을 때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졌던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거다. 내 집 창틀 하단 실리콘이 군데군데 갈라져서 손가락 마디 하나가 들어갈 정도가 됐는데, 이걸 미루고 미루다 결국 장마철을 맞이했다. 대리석 외벽이라 그런지 물길이 타고 흐르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도, 막상 업체를 부르자니 비용이 한두 푼이 아니라서 망설이게 된다. 700만 원대의 방수공사 대금 분쟁 기사를 보고 나니, 차라리 직접 할 수 있는 선에서 해결해보자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바르는 방수액의 배신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투명한 방수액을 사서 붓으로 대충 바르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동네 철물점에서 5만 원 정도 주고 산 제품인데, 이게 대리석 외벽에는 생각보다 잘 안 먹힌다. 바를 때는 반짝거려서 금방이라도 물이 다 튕겨 나갈 것 같았는데, 정작 비가 오고 나니 빗물에 섞여서 뿌옇게 흘러내리더라. 외벽 마감재 사이사이에 낀 먼지를 제대로 닦아내지 않고 덧발랐던 게 문제였을까. 타일 청소라도 깔끔하게 하고 했어야 했는데, 5층 높이에서 무리하게 손을 뻗어 작업하느라 허리만 아프고 효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차라리 그 돈으로 맛있는 거나 사 먹을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지만, 이미 칠해진 자국을 보면 다시 닦아내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결국은 코킹 시공이 답인 걸까
셀프 수리가 실패로 돌아가고 나니 이제는 진짜 전문가를 불러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아는 사람이 샤시 실리콘 코킹 시공을 하면 비가 안 샌다고 하던데, 견적을 물어보니 최소 몇십만 원은 잡아야 한다고 했다. 2027년부터는 정부에서 노후 저층 주택 집수리를 지원해준다는 소식도 있던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전에 화장실 방수공사 하자 때문에 속을 끓이던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1층이라 바닥 방수만 대충 하면 된다고 했다가 아래층까지 물이 새서 고생했다던 그 사람 말이다. 우리 집도 외벽 하단부 크랙이 심해서 단순 창틀 코킹만으로 해결될지 미지수다. 어차피 할 거면 옥상까지 한 번에 손을 봐야 할 것 같은데, 비용 부담이 커서 선뜻 결정을 못 하겠다.
물길을 잡지 못하는 답답함
쿠팡 화재 당시 외벽 상층부에 집중 방수를 해서 화재를 진압했다는 뉴스를 봤다. 물이라는 게 참 무섭다. 건물 틈새로 한 번 파고들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젖어 들어갈지 종잡을 수가 없다. 지금 당장은 창틀 밑에 걸레 하나 놓는 것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석재 뿜칠이나 보수를 제대로 해야 할 텐데,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고 있다. 누구는 대리석 전용 보수제를 쓰라고 하고, 누구는 실리콘을 새로 다 쏘라고 한다. 뭐가 정답인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 그냥 비가 올 때마다 들이치는 빗물을 보며 마음 졸이는 이 상태가 가장 피곤한데, 막상 마음을 먹어도 업체 연락처만 몇 개 저장해두고 끝내 전화를 걸지 못하고 있다. 다음 비 예보가 뜨면 또 신문지를 몇 장 더 준비해야겠다.

저도 창틀에 물 빠짐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찝찝한 느낌이라, 석재 뿜칠 같은 제대로 된 보수도 고려해봐야겠어요.
마른 걸레 대신 고무장갑 끼고 닦아보세요. 틈새 깊이 꼼꼼히 닦으면 좀 더 효과 있을 것 같아요.
마른 걸레 두는 습관이 생기긴 했네요. 빗물 때문에 더 신경 쓰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