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발견한 젖은 벽지
주말에 창가 쪽 벽지를 보는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며칠 전만 해도 멀쩡했던 벽지 끝부분이 살짝 누렇게 변해 있었고, 손을 대보니 눅눅한 기운이 확 올라왔다. 작년 여름에 비가 유독 많이 왔을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길래 우리 집 건물은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관리실에 연락했더니 외벽 쪽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게 방수 문제라는 걸 직감했을 때는 이미 늦은 오후였다. 사실 나는 이게 단순히 벽지 문제인 줄 알고 도배만 새로 하면 될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견적을 받는 과정이 더 일이었다
동네 업체 세 군데를 불러서 상담을 받았다. 비노출우레탄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석재뿜칠 마감 쪽 균열 문제 같으니 틈새를 메우면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마다 말이 다 다르니 혼란스러웠다. 어떤 분은 무기질방수가 확실하다고 강력하게 밀어붙였는데, 솔직히 말해서 뭐가 정답인지 알 길이 없었다. 대충 들은 바로는 건물 외벽청소비용이랑 맞물려서 공사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는데, 일단 비용 자체가 5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 편차가 컸다. 사람을 부를 때마다 시간을 맞추는 것도 고역이었다. 누군가는 평일에만 온다고 하고, 또 다른 분은 주말에 가능하다고 해서 몇 주 동안 주말마다 집에 묶여 있어야 했다.
꼼꼼하게 따질수록 더 모르게 되는 이상한 상황
결국 유튜브랑 커뮤니티를 뒤지며 인젝션방수니 바르는방수액이니 하는 전문 용어들을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확신이 서기보다는 불안감만 커졌다. 옥상 방수도 한 번 점검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와서 올라가 봤더니, 상태가 생각보다 처참했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틈 사이로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이걸 그냥 두면 나중에 큰 돈이 든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내 방 벽면의 젖은 부분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옥상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런 식의 우선순위 설정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사람 마음 문제인 것 같다
결국 지인이 소개해 준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아스팔트방수인지 에폭시방수인지 설명을 들었지만, 솔직히 현장에서는 ‘제발 이번 한 번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공사 당일에는 사다리차 소리와 드릴 소리가 섞여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공사 비용을 치르고 나니 통장은 가벼워졌는데, 정작 비가 오기 전까지는 이 공사가 정말 제대로 된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묘하게 불편했다. 요즘은 비 소식만 들리면 창가 벽지를 자꾸 확인하게 된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구심
누군가는 이럴 때 왁스코팅까지 제대로 해둬야 나중에 이물질이 덜 낀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다 하면 예산이 정말 끝도 없이 올라갈 것 같아서 중간에 끊었다. 이게 잘한 결정인지, 아니면 나중에 또 후회할 일을 만드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며칠 전부터 또다시 벽지가 미세하게 젖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데, 기분 탓인지 아니면 정말로 다시 어딘가에서 물이 들어오는 건지 불안하다. 만약 이게 다시 샌다면 그때는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다.

잡초 때문에 옥상 방수까지 더 심각해질 수도 있겠네요. 상황이 복잡하게 꼬이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