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윗집에서 샌다는 연락을 처음 받았을 때의 당혹감

천장에서 물이 샌다는 소리를 듣는 기분

거실 천장 벽지가 누렇게 변해가는 걸 처음 발견했을 때, 사실 그게 ‘누수’ 때문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냥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살짝 생겼나 싶어서 물걸레로 슥슥 닦아내는 게 전부였죠. 그런데 며칠 뒤, 도배지가 점점 더 축축해지더니 급기야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래에 대야를 받쳐두고 멍하니 쳐다보는데,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직감이 왔어요. 5층 빌라에 사는데, 우리 집 위층 5층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투덜거렸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정작 피해는 4층인 우리 집까지 내려온 거죠.

방수공사 업체 부르기 전까지의 막막함

누수 점검 비용이 따로 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좀 짜증이 났습니다. 고치는 것도 돈인데, 일단 어디서 새는지 찾는 것부터 돈을 내야 한다니. 인터넷에서 찾아본 방수공사 정보들은 하나같이 다 광고 같고, 누구는 에어컨 누수라고 하고 누구는 보일러 분배기 문제라고 하니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죠. 누수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해봤는데, 다들 와봐야 안다고 하더군요. 출장비만 10만 원 가까이 부르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아예 옥상 전체를 우레탄 방수로 다 뜯어고쳐야 한다며 수백만 원 단위의 견적을 읊었습니다. 옥상방수 비용이 보통 평당 얼마라는 식의 글들을 봤지만, 막상 우리 빌라 상황에 대입해보니 평당 개념보다는 ‘공사 범위’ 자체가 문제더라고요.

옥상에 올라가서 본 현실

주말에 직접 옥상에 올라가 봤습니다. 관리소장님도 따로 없는 빌라라 관리가 전혀 안 된 상태였죠. 예전에 누군가 침투방수제인지 뭔지를 잔뜩 뿌려놓은 흔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게 오히려 독이 된 건지 다 갈라져서 너덜거리고 있었습니다. 5층 사는 아저씨는 그 틈을 손으로 툭툭 치더니 ‘여기가 문제네’라고 하시는데, 그게 정말 문제인지 아니면 그냥 연식이 오래되어 삭은 건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도막방수제 같은 걸 사서 직접 발라볼까 싶어 철물점에도 가봤는데, 사장님이 ‘이거 그냥 바르면 얼마 못 가요, 다 뜯어내고 제대로 해야지’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더 힘이 빠졌습니다.

비용 문제로 멈춰버린 대화

빌라 사람들과 대책 회의를 하는데, 옥상 방수공사를 공용 부분으로 처리할지, 아니면 5층 독점 사용 공간이니 5층에서 부담할지 의견이 갈렸습니다. 3층인 저희는 솔직히 물이 직접 닿는 피해는 없으니 나 몰라라 하고 싶지만, 결국 이 물이 벽을 타고 계속 내려오면 우리 집까지 망가질 게 뻔하거든요. 대화는 계속 겉돌았습니다. 누군가는 1,500만 원 정도 들여서 옥상 전체를 다시 하자고 하고, 누군가는 그냥 싼 맛에 부분적으로 코팅제만 뿌리자고 하고. 그렇게 시간만 몇 주가 흘렀습니다. 결국 공사는 시작도 못 한 채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제일 무서운 지점이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사실 지금도 해결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천장에 젖은 흔적만 조금 더 넓어졌을 뿐이죠. 어제는 비가 많이 오길래 또 대야를 갈아주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게 과연 돈을 들여서 공사를 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잡힐까? 예전에 어디 뉴스에서 보니까 대규모 특별교부금을 받아서 학교 같은 곳은 싹 갈아엎던데, 우리 같은 평범한 빌라는 그냥 이렇게 살다 나가는 게 답인 건지 회의감이 듭니다. 방수라는 게 참 그렇습니다. 눈에 보이는 틈 하나 막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건물 전체의 노후도와 얽혀 있으니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명확하지가 않네요. 내일은 다시 한번 다른 업체에 전화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또 견적만 듣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수화기를 내려놓게 될 것만 같습니다.

“윗집에서 샌다는 연락을 처음 받았을 때의 당혹감”에 대한 1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