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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방수 한번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일주일 내내 고생만 했다

시작은 그저 조금 젖어있는 벽면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옥상 화단 쪽 벽면이 비만 오면 축축하게 젖길래, 이게 별거 아닌 줄 알았다. 동네 철물점에서 파는 5천 원짜리 실리콘 몇 개 사서 틈새만 메우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실수였다. 평택 쪽에 있는 조그만 빌라라 관리가 소홀했다는 건 알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제는 생각보다 깊었다. 대형 수목 뿌리가 방수층을 뚫고 들어가서 틈을 만들고 있었다. 이걸 보고 나니 단순히 실리콘으로 땜질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우레탄 페인트 칠하기 전의 끝없는 사포질

누구나 옥상 방수를 한다고 하면 우레탄 페인트를 떠올린다. 나도 그랬다. 근데 페인트를 바르는 것보다 중요한 게 바닥 정리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기존에 있던 들뜬 우레탄을 다 긁어내는 데만 3일이 걸렸다. 날씨는 또 왜 그렇게 더운지, 옥상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혔다. ‘중도’니 ‘상도’니 하는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지만, 막상 사포질을 하며 땀을 쏟고 있자니 공사 업체 사람들이 왜 그렇게 비싼 인건비를 받는지 이해가 갔다. 20만 원이면 해결될 줄 알았던 재료비가 사포, 헤라, 청소 도구 등을 사느라 야금야금 늘어나 5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예상치 못한 비 소식과 며칠째 멈춘 작업

가장 짜증 났던 순간은 하도를 바르고 며칠 말려야 하는데 갑자기 일기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내렸을 때다. 다 마르지도 않은 바닥 위로 빗물이 들이치니 마음이 타들어 갔다. 다시 말리고, 틈새가 보이면 실리콘 코킹을 다시 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니 내가 도대체 이걸 왜 시작했나 싶었다. 구리 농수산물 시장 안전 점검 기사에서 옥상 방수가 중요하다는 글을 읽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막상 내 손으로 옥상을 뜯어보고 나니 이게 단순한 페인트칠이 아니라 건물 자체를 보호하는 싸움이라는 걸 절감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화단 쪽의 미세한 균열

전체적으로 우레탄 방수를 끝내고 나니 마음은 편했다. 하지만 화단 쪽 모서리는 여전히 찝찝하다. 전문 장비를 써서 완벽하게 들어낸 게 아니라 겉핥기 식으로 덮어놓은 것 같아서다. 다음 비가 올 때 또 젖어 있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인건비를 아끼겠다고 무리하게 덤빈 꼴인데, 솔직히 다음에 다시 하라고 하면 그냥 돈 주고 전문가를 부를 것 같다. 2주 넘게 주말마다 옥상에서 사투를 벌였는데, 아직도 옥상 문만 열면 그 특유의 페인트 냄새가 코를 찌른다.

어설픈 수리 끝에 남은 건 근육통뿐

공사비 1천만 원씩 지원해 주는 지자체 지원 사업 같은 건 꿈도 못 꿀 작은 건물이라 어쩔 수 없었다지만, 이렇게 몸으로 때우는 게 항상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어깨랑 팔목이 쑤셔서 며칠은 고생했다. 옥상 방수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는데, 오늘도 퇴근길에 옥상 쪽 외벽을 한참 쳐다보다가 들어왔다. 물길이 다시 터지지는 않았을지 걱정되는 마음 때문이다. 이게 잘된 건지 아닌지는 다음 장마철이 와봐야 알 것 같다. 당분간은 옥상 쳐다보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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